삼성증권이 8일 '용감한' 투자 보고서를 냈다. 주식 매매와 관련 투자자문으로 돈을 버는 회사인데도,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부동산이 주식보다는 한국 자산가들에게 유리한 투자 대상이라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부동산의 투자 매력, 주식의 두 배
삼성증권에 따르면 절대 수익률로만 따지면 주식투자 수익률이 부동산 보다 두 배 가량 높다. 1986년 1월의 코스피지수와 서울 아파트 가격을 각각 100으로 했을 때, 2009년 중반에는 코스피지수가 970 가량으로 상승한 반면 아파트 가격지수는 450 내외에 머물렀다. 주식이 23년간 9.7배 오르는 동안 아파트 가격은 4.5배 오르는데 그친 셈이다.
그러나 투자의 또다른 판단 기준인 '위험' 까지 넣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자산 가격 급등락 위험까지 고려한 수익률로 재평가한 경우, 2003년 2월 이후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위험대비 수익률이 추세적으로 주식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월 평균 수익률의 60개월 평균'을 '월 평균 수익률의 60개월 표준편차'로 나눈 수치를 분석한 결과, 2003년 1월 아파트 수익률이 39%인 반면 주식투자 수익률은 9% 안팎에 그쳤으며 2009년 현재도 각각 50%와 20%로 부동산의 투자매력이 주식을 압도한다.
김도현 연구원은 "우리나라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예금금리+ α'(무리한 위험부담 적당한 수익률) 원칙으로 평가하면, 부동산의 매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금창출과 상속ㆍ증여도 유리
거액 자산투자의 또다른 평가 요소인 현금창출 측면에서도 부동산이 절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시의 역사적 배당수익률은 1, 2% 수준에 불과해 임대 부동산의 평균 수익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김 연구원은 "상속ㆍ증여 수단의 관점에서도 주식에 비해 부동산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정 자산을 단기투자 수단이 아니라 상속ㆍ증여 수단으로 생각하려면 비교적 장기간(10년 이상) 자산 가치가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이 관점에서 보면 부도나 청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주식보다는 부동산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주식, 아직은 보조투자 대상
삼성증권은 세제혜택과 분산투자 가능성 등 주식투자가 갖고 있는 장점에도 불구, 당분간 주식은 보조투자 대상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주식이 국내 자산가의 '주력 자산' 지위를 차지하려면 ▦부동산 가격은 안정적이라는 믿음의 변화 ▦증시 변동성의 감소가 필수적인데 아직까지는 그런 방향으로의 변화 조짐이 없다는 것. 요컨대 수 천 만원 단위의 투자는 가능하지만 억대를 넘는 투자 대상으로는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다.
한편 김 연구원은 구체적 종목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부동산에 뒤지지 않는 투자매력을 가진 주식의 특징으로 ①자기자본 이익률이 높은 고수익 구조 ②고수익 구조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 ③경영활동의 부가가치를 주주이익 증대에만 사용할 것 등을 제시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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