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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가전략국發 '폭풍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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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가전략국發 '폭풍 예보'

입력
2009.09.0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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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 일본 도쿄(東京) 중의원회관 민주당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사무실. 민주당 정권의 관료사회 개혁 사령부가 될 국가전략국 담당 장관에 내정된 간 대표대행을 국토교통성 사무차관 등 간부들이 방문했다.

간 대표대행은 이들에게 지난 달 선거 전에 한 주간지에 게재된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건넸다. '일본 공무원사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간 대표대행은 "공무원 사회를 해체하면 정부산하단체를 줄이고 세금을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다"며 "도로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하면 국토교통성 직원은 현재의 5분의 1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을 예고한 것이다.

한 간부가 "국회를 포함, 전 체제가 변해야 겠네요"라고 말하자 간 대표대행의 답이 바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걸 바꾼다는 거다. 불만이 있으면 '국토교통당'을 만들어 선거에 나와라." 공무원 감축 등 관료사회 개혁이 못마땅하면 당을 만들어 정권을 잡으라는 얘기다. 이어 간 대표대행은 약 30분에 걸쳐 쉬지도 않고 관료 주도의 정치를 정치인 주도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민주당의 선거 압승 이후 일본 언론이 전하는 일본 공무원 사회 풍경은 마치 태풍 전야를 맞은 듯하다. 특히 민주당이 신설할 국가전략국은 전후 연합군총사령부(GHQ)의 일본 점령에 빗대 '21세기판 GHQ'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정치인과 전문가, 관료 등 30명으로 구성될 국가전략국은 그 동안 자민당 정권에서 각 부처의 요구를 종합해 짜오던 예산안을 정반대인 '톱다운' 방식으로 제시한다. 부처 입맛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 공약과 국가 전략에 따라 예산 우선 순위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담당장관에 내정된 간 나오토라는 존재는 관료들을 더 불안하게 한다.시민운동그룹 출신으로 민주당내 개혁파 중심인 간 대표대행은 1996년 후생성 장관 시절 수혈을 통한 에이즈 감염 사건이 발생하자 책임을 숨기려는 관료들과 맞서 결국 진실을 밝혀냈다. 그때부터 그는 무책임하고 비겁한 관료들과 싸우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결국 관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정권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에서 민주당 정권의 '관료와의 전쟁'이 수월치만은 않을 조짐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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