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전 해상왕국 가야가 춤으로 재현된다. 19~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춤극 '가야'를 통해서다.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공식참가작이자 국립무용단의 제92회 정기공연인 '가야'는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국수호(61)씨가 안무를 맡고, 국립무용단원 8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춤극이다.
국수호씨는 고구려의 춤 '고구려', 백제의 춤 '그 새벽의 땅', 신라의 춤 '천마총의 비밀'을 통해 우리 춤 찾기에 힘써왔다. '가야'는 이 시리즈의 완결편인 셈이다. 악사 우륵이 만들었다는 가야금 12곡에서 각 장의 이름을 따 12장으로 극을 구성하고, 의상과 소품, 장신구 등을 통해 사실성을 더했다.
춤은 우륵을 연구하던 한 학자가 김해 대성동고분을 찾고, 그것이 열리면서 순장됐던 김수로왕, 허왕후, 신녀 등 역사 속 인물이 부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당시의 제사와 '구지가' 같은 고대가요 등이 어우러져 웅장함을 더한다.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사자춤과 보기(공을 가지고 노는 기예놀이) 춤을 창작한 것도 볼거리다.
국수호씨는 "가야는 지금의 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진주검무, 교방굿거리 등 대표적인 전통 춤이 행해지는 낙동강 하류지역에 위치했다"면서 "우리 춤의 원류에는 가야인들의 삶과 문화와 사상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강국이었던 가야의 춤을 최대한 복원하고자 방대한 자료조사와 함께 김해, 일본 현장답사에도 힘썼다"고 말했다.
평론가 진옥섭씨는 "100년 전 춤도 완전히 재현해 내기는 어려운 만큼 복원이 아닌 창작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춤으로 역사를 표현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02)2280-4115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