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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교통카드엔 '사람을 찾기' 기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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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교통카드엔 '사람을 찾기' 기능도 있다

입력
2009.09.0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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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 데이터센터에 긴급 전화가 걸려 왔다. 스마트카드 고객 센터로 접수된 실종자를 찾아달라는 연락이었다. 종합 상황실 직원들의 일손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교통카드인 티머니로 사람을 찾기 위해서다.

교통카드로 어떻게 사람을 찾을까. 우선 종합 상황실 직원이 전달받은 실종자의 티머니 일련 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하니, 거쳐간 경로가 일목요연하게 모니터에 나타났다. 언제 어느 지하철 역 또는 버스 정거장에서 승차했으며 어디서 갈아탔고, 어느 역에서 내렸는지 명확하게 표시됐다. 직원은 화면에 나타난 내용을 고객 센터에 전달했다. 이 정보는 소방방재청과 실종자 가족에게 다시 전달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교통카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하루 평균 3,100만건의 자료를 처리하는 티머니 데이터센터를 살펴보면 교통카드의 숨은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교통카드로 사람을 찾는다

교통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일련 번호가 있다. 일련 번호를 알면 해당 교통카드의 사용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련 번호는 티머니 표면에 16자리 숫자로 표시돼 있다.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거장에서 사용했다면 탑승, 하차역과 환승역 이름과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요즘은 택시 요금도 티머니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한 택시 번호까지 조회할 수 있다. 또 편의점 등 티머니로 결제할 수 있는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역시 이용 장소와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 수도권 지하철과 전국 250개 버스 노선, 택시, 편의점 등은 개찰구나 단말기로 결제하는 순간 데이터센터로 이용 정보가 바로 전송된다.

그렇다 보니 티머니 데이터센터에는 학부모들이 아이를 찾거나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추적 의뢰가 심심찮게 들어 온다. 최근에는 한국스마트카드에서 이를 아예 활성화해 티머니를 이용한 아이들의 등ㆍ하교 시간과 차량번호 등을 부모의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안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도권 교통 정책을 돕는다

수집된 교통카드 이용 정보는 서울시 대중 교통 정책의 단초가 된다. 언제 어느 역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를 파악해 대중 교통 확충 및 충전 시스템 보강 등을 결정한다. 그만큼 티머니는 과학적인 교통 정책의 근간이 된다.

이를 위해 티머니 데이터센터 2층 서버실은 한 대에 10억원을 훌쩍 넘는 '슈퍼돔' 등 고가의 전산 장비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서버실은 특수 장비를 이용해 계절 불문하고 항상 섭씨 25도, 대기중 습도 46%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야 소득 공제를 받는다

티머니는 신용카드와 달리 소유자의 인적 정보가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무조건 사용한다고 해서 소득 공제가 되지 않는다. 소득 공제를 받으려면 반드시 티머니 홈페이지(www.tmoney.co.kr)에서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 가입을 한 뒤 티머니 표면에 나와 있는 일련 번호를 등록해야 그때부터 사용 내역이 자동으로 소득 공제 처리된다. 회원가입자에 한해 티머니를 사용할 때 마다 마일리지가 적립되며, 티머니를 충전이나 관련 인터넷 쇼핑몰에서 각종 물품을 구매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교통카드, 해외로 수출된다

티머니는 대한민국 정보기술(IT)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린 최초의 교통카드 시스템이다. 지난해 4월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시에서 티머니 교통카드 시스템을 장비 구입에서 관리까지 한국스마트카드에 통째로 맡겼다. 때문에 이역만리 웰링턴의 교통시스템을 부평에서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티머니 데이터센터의 종합 상황실 한 켠에는 웰링턴시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교통카드 정보가 끊임없이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웰링턴시가 도입한 티머니 시스템의 반응이 너무 좋아 다음달부터는 오클랜드시에서도 도입하기로 했다"며 "동남아, 남미 등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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