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에 감염돼 뇌사 상태에 빠진 40세 여성에 대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뇌염을 일으킨 때문이라고 잠정결론이 나왔다. 신종플루가 뇌사상태에 이르게 했다는 보고는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40세 뇌사자가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뇌염으로 뇌사상태에 이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종플루는 주로 폐나 심장에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뇌사 원인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조사결과 이 환자는 신종플루 이외에 뇌부종(뇌의 일정 부위가 부어 오르는 질환)을 발생시켜 뇌사에 이르게 할 다른 요인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전문가들이 이견 없이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평소 건강했던 이 환자는 지난 달 24일 급성 인두염(목감기)로 동네 의원을 찾은 이후 27일 폐렴 증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30일 폐렴증세가 크게 완화됐다. 그러나 지난 1일 뇌부종이 발생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간 뒤, 다시 혈액을 타고 뇌로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건강한 사람이 폐렴 등 중증의 호흡기 증상 없이도 바이러스가 다른 장기에 퍼져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이런 사례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지난 2일 말기신부전증을 앓다 신종플루에 감염돼 사망한 47세 여성에 대해서는 "신종플루가 호흡기 합병증을 일으켰을 만한 징후를 확인할 수 없다"며 신종플루에 따른 사망 가능성에 대해서 판단유보 결론을 내렸다.
한편 확진 환자가 2명 이상 발생한 학교가 지난달 24일~30일 12개교에서 지난 주(8월31일~9월6일) 113개교로 급증, 개학 후 잠복기(약 7일)가 지나면서 학교를 통한 신종플루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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