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서 계속된 제45회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결승전. 한국은 프랑스가 마지막 4엔드 6발까지 모두 쏜 상황에서 192-220으로 크게 뒤져 패색이 짙었다. 남은 세 발에서 10점 두 개와 9점 한발을 쏴야만 역전이 가능한 상황.
가장 먼저 나선 임동현(청주시청)이 심호흡을 가다듬고 쏜 화살이 10점에 명중하며 대역전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이창환(두산중공업)이 과녁 정중앙에 설치된 카메라를 깨뜨리는 10점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지막 주자인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의 활을 떠난 화살이 다시 10점 과녁에 꽂히는 순간 문수국제양궁장은 떠나갈 듯한 환호성과 박수의 물결로 뒤덮였다.
한국 남자 양궁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5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남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222-220, 두 점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맏형 오진혁은 "그 동안 힘들게 준비했다.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며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 한국 양궁은 안방에서 연달아 태극기를 게양하며 명불허전의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여자는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포함해 통산 10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이뤘다. 윤옥희(예천군청)는 "당연이 우승이 목표였지만 막상 하고 나니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옥희와 주현정(현대모비스) 곽예지(대전체고)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224-209로 가볍게 물리쳤다. 1엔드에서 1점차, 2엔드에서 7점차로 점수를 벌린 한국은 3엔드에서 10점 이상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서정희(청원군청) 권오향(울산남구청) 석지현(한국체대)으로 이뤄진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209-215로 아쉽게 패배했다. 그러나 컴파운드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9일 열리는 남녀 개인전 결승에서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울산=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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