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맞이로 분주하다. 경기 회복 기미에 맞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선물세트를 내놓고 열띤 판촉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추석 선물은 중저가 실속형과 고가 차별화 상품의 양극화가 심화돼 소비자들의 꼼꼼한 정보 수집이 요구된다.
▦면역력 높이는 건강식품이 대세
신종플루의 여파가 추석 선물 트렌드까지 바꿔 놓았다. 면역성 강화 효능이 알려지면서 인기를끌고 있는 홍삼 등 건강식품이 추석 선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순발력 있게 움직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홍삼세트, 건강기능성식품 등을 추석 상품으로 확대 기획했다. 친환경 재배를 통해 유기농 홍삼으로 만든 강정현 유기농 홍삼정 100g짜리 2병 세트가 38만원에 판매 중이다. 생산과 재배, 수확 후 포장단계까지 완벽한 이력 추진, 즉 GAP 인증을 받은 논산 지역 재배 수삼 1.5㎏ 세트는 30만원으로 1,500세트가 준비돼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 추석에는 정육ㆍ수산 등의 가격이 올라 홍삼, 비타민 등 건강식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삼을 증숙해 꿀에 당침한 홍삼편밀과 삼분민(각 7만원) 세트, 자연숙성 전통 토봉꿀(15만원) 등을 주요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5일 이후 건강식품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흑마늘, 홍삼 등 추석 선물용 건강식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흑마늘진액이 6% 함유된 황실 흑마늘 80㎖ 30포 세트는 4만5,000원에 판매된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건강식품은 친환경 수삼과 토종꿀 혼합세트가 대표적이다. 가격은 20만원.
▦튀어야 산다! 이색 상품 열전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됐던 칡한우 세트, 허영만 화백이 추천하는 와인 식객 세트….'
다채롭게 쏟아지고 있는 선물세트 홍수 속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이색적인 상품 구성들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추석에 칡소를 새로 선보인다. 칡소는 정지용의 시 '향수'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를 말한다. 황갈색 털에 검은색 세로줄 무늬가 칡넝쿨을 감아 놓은 것처럼 새겨져 붙여진 이름이다.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풍미가 뛰어나지만 일제강점기에 멸종되다시피 했다가 축산연구소에서 15년 전부터 우량종으로 복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400여 마리 정도만 사육되고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찜갈비 1㎏과 1등급 등심로스 1㎏, 1등급 채끝 스테이크 1㎏으로 구성된 '매' 세트가 37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식객'으로 인기를 얻은 허영만 화백이 추천하는 '와인 식객' 세트를 판매 중이다. 전통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 선물 세트로 구성했다. '과메기와 어울리는 실레니 셀라 세트'는 8만7,000원, '소고기와 어울리는 맨 빈트너스 세트'는 5만5,000원이다.
그밖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신종플루 확산에 따라 세정제 브랜드 '데톨' 선물세트를 준비한 게 눈에 띈다. 손소독제와 비누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2만7,000~2만9,000원에 판매된다.
▦예약판매 이어 가격 낮추기 경쟁 돌입
지난달 말 주요 백화점들이 돌입한 추석선물 예약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명절 특수를 잡기 위한 가격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가격을 20~40% 낮춘 추석선물세트 '굿 초이스 기프트'를 선보였다. 유통단계 축소와 사전 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 등으로 가격 거품을 없앤 상품으로, 총 20개 품목에 2만여 세트가 준비됐다. 또 이마트는 일부 인기 선물세트의 가격을 낮추거나 동결하고 9,900원짜리 초저가 세트의 품목을 늘렸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조기 산지 가격이 6~20% 상승했지만 이윤을 줄이고 대량 조달하는 방법으로 굴비선물세트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가격에 판매한다.
한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추석선물세트 예약 판매가 한창이다. 롯데닷컴(www.lotte.com)은 9월 한달 간 '추석선물대전'을 열고 추석 특선상품을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한다. 14일까지 롯데카드로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최대 10%의 롯데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는다.
현대H몰(www.hmall.com)은 17일까지 '현대백화점 한가위 선물세트 예약 판매전'을 열고 한우, 굴비, 사과, 건강식품 등 현대백화점 선물세트 베스트100을 선정해 5~30% 할인 판매한다. 일부 상품은 결제금액의 3~5%를 적립금으로 되돌려 받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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