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한 아이스크림 CF에 등장했을 적 진작 알아봤어야 했다. 백치미 가득한 얼굴로 엇박자 춤을 추며 '옥동자, 메가…'로 시작하는 노래를 뇌까리듯 불렀을 때, 그리고 인터넷에서 숱한 패러디를 양산했을 때부터 그는 될성부른 연기자였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금세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눈과 토실토실한 몸이 어쩔 수 없는 귀여움을 발산하는 서우. 올해 21세의 이 젊은 연기자는 조기종영을 눈 앞에 둔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가 그래도 시청자에게 안긴 선물이다.
벽안의 꽃미남을 사랑하는 천방지축 선머슴 같은 장버진은 서우의 몸을 통해 가녀리면서 강단 있는 제주도 해녀로 현현한다. 비록 소수의 시청자들만이 환호한 드라마의 주인공이지만 서우의 인기는 시청률의 부진을 훌쩍 넘어섰다.
TV에선 이제 막 얼굴을 알린 신참이지만 서우는 짧은 기간 영화계에서 쌓은 이력이 만만치 않다. 2007년 장진 감독의 영화 '아들'로 배우 신고식을 치렀고, 지난해 '미쓰홍당무'에서 사고뭉치 왕따 고교생을 연기하며 충무로 관계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소장파 감독들이 수여한 '디렉터스컷 올해의 신인연기자상'에 그에 대한 영화계의 기대가 담겨있다.
'탐나는도다'는 그가 지난 겨울 제주도 앞바다의 차가운 파도를 헤치다 몇 차례 혼절까지 하며 찍은 드라마. 그래서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서우는 10월 개봉하는 영화 '파주'로 대중의 사랑을 기대한다.
형부(이선균)와 금지된 사랑에 빠져든 여자를 연기한다.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인물이면서도 인간적인 갈등을 품은 역할"이라는 말. 15세에서 23세까지 7년의 세월을 보여준다고 한다. 앳된 얼굴에 농염함이 스민 그라면 한번 믿어볼 만하지 않은가.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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