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언론인 권혁승(77)씨가 강원 강릉시 경포동 죽헌저수지 아래에 있는 속칭 '핸다리' 마을에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는 공간으로 '사모정(思母亭)' 공원을 조성해 강릉시에 기증해 화제다.
권씨가 사비를 들여 조성한 이 공원에는 우리나라 정통 형태로 지은 정자를 비롯해 자신이 쓴 '고향길'과 한국예술원 회원인 강릉출신 소설가 신봉승씨의 '어머니', 수필가이자 시인인 지연희씨의 '아버지' 등 3개 작품을 새겨 넣은 시비가 들어서 있다.
권씨는 건립문에서 "어린 시절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 소를 몰고 나무지게를 지고, 10리나 떨어진 학교에 다니면서 꿈을 꾸던 고향의 옛 모습은 사라졌으나 핸다리와 성황당 앞길을 오가던 어머니의 웃는 모습이 아직도 반겨준다"며 "희수(70)의 나이가 되어도 애잔한 기억 속에 살아계신 부모님을 기리는 마음으로 공원을 조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씨는 또 "미래의 등불인 젊은이들에게 고향을 사랑하고 마을의 전통을 지키며 효 사상을 함양시키는 정신적 문화공간, 주민들의 쉼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권씨는 이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2년 동안 전라도 등 전국을 섭렵하며 정통 정자의 양식을 공부했다고 한다.
권씨는 "정자가 세워진 마을에서 태어나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를 다녔다. 태어난 집은 저수지로 수몰됐으나 선산이 있어 매년 고향에 성묘하러 온다"고 말했다.
권씨는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편집국장, 논설위원, 상임고문, 서울경제 사장 등을 지냈다. 한편, 사모정 준공 및 헌정식은 11일 열릴 예정이다.
강릉=곽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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