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에 응시했다가 떨어져 일반계 서울 K고에 다니는 유모(17ㆍ2년)군은 커리큘럼에 불만이 많다. 다른 과목에 비해 월등히 성적이 좋고 관심 또한 높은 과학과 수학 과목 수업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유 군 처럼 이공계 과목 수업에 특히 갈증을 느끼는 일반고 학생들을 위해 '과학중점학교'가 처음 선을 보인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는 아니지만, 과학과 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반(半) 과학고, 반(半) 일반고'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이런 형태의 과학중점학교를 2012년까지 총 100곳을 지정,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일용 미래인재정책관은 "과학고는 가지 못했더라도 과학적 능력을 갖춘 일반고생들을 위한 학교라고 보면 된다"며 "인문 소양과 심도 있는 과학지식을 겸비한 우수 이공계 인력 양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반고가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되려면 과학ㆍ수학 교과교실제 학교로 선정됐거나, 최소 4개 이상의 과학교실 및 2개 이상 수학교실을 갖춰야 한다.
교육과정은 과학중점학교 명칭에 걸맞게 과학 분야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1학년 때는 과학ㆍ수학 심화학습 기회 확대, 비교과 시간을 활용한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 체험학습 등 모든 학생이 공통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2학년때부터는 학생 선택에 따라 과학중점과정 또는 일반과정을 본격 이수하게 된다. 과학중점 과정을 이수하게 될 학생의 경우 2~3학년 2년 간 물리 IㆍII, 화학 IㆍII, 생물 IㆍII, 지구과학 IㆍII 등 8과목과 과학사 등 과학 전문ㆍ융합 과목 3과목을 포함해 모두 11과목을 배운다.
교과부는 초기에는 과학중점과정을 학년당 2~3학급(학년당 10학급 학교 기준) 규모로 운영하되, 선택 학생 변화 추이를 감안해 운영 학급수 증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특히 학교생활기록부에 과학중점과정 이수 관련 사항을 기재토록 해 대입 전형자료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학생 선발은 평준화 지역은 후기 일반계고 처럼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하되 과학중점과정 이수 희망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과학중점학교 지정을 원하는 일반고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올해 30~40곳 가량 지정하고 2012년까지는 1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첫 신입생 선발은 올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되면 자율학교로 운영되며, 정부가 학급당 연간 최소 2,000만원을 3년 간 지원하게된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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