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직업을 가질수록 출산율도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들이 일을 많이 할수록 아이를 덜 낳는다는 통념과는 다른 것이다.
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발표한 '저출산의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중반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을수록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평균 65% 이상인 국가(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핀란드, 노르웨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8개국)의 경우 2006년 현재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아이 수)은 평균 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 1.65명보다 높게 나타났다. 1970년(2.2명)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평균 55%에 미달하는 국가(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그리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벨기에 등 7개국)의 경우 합계출산율은 1970년 2.6명에서 2006년에는 1.6명으로 큰 폭으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영국과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유연하기 때문에 여성이 출산 후에도 쉽게 재취업을 할 수 있다"며 "정부 부문의 고용 비중이 큰 북유럽의 경우에도 공공 부문에 취업한 여성은 출산 후 재취업이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이 확실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여성들이 아이를 더 많이 낳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보고서는 특히 "노동시장 참여율과 합계 출산율 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까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상관관계는 확실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육아나 미취학 아동에 대한 정부 지출 확대 등 노동시장정책을 통해서 출산율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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