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정책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영화인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7일 새로 임명된 조희문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영화계 내부의 믿음과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영진위가 침체한 영화계의 분위기를 띄우고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 앞에는 해결해야 할 영화계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강한섭 전 위원장 퇴진의 이유가 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최하위 성적표에 따른 후속 조치는 발등의 불이다. 영진위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정규직 직원 10% 감축, 대졸 초임 16.2% 축소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조 위원장은 "공공기관 평가를 거치며 노조도 느끼는 바가 많고 태도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노조와 대화를 하다보면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장 영화인 위주의 반대 세력도 조 위원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해 조 위원장이 영진위원장 하마평에 오를 때부터 적지않은 영화인들은 "그는 보수적 성향이 강해 영화계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해왔다.
원로 그룹과 소장파 그룹의 갈등 등 영화계에 만연해 있는 상호 불신과 소통 부재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강 전 위원장의 다양성영화 마케팅 지원제도 폐지 등에 대한 독립영화계의 반발 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위원장은 "영화인들이 얼굴 보며 이야기를 많이 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모두의 목표는 한국영화가 잘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제 막 임명돼 세부적인 것까지 거론하기 조심스럽다"며 "앞으로 가능한 말은 적게 하고 실행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말이 말을 부를 수 있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영화계의 내부적 인프라의 부실"을 꼽았다. "수년간 호황을 거치며 외형적인 성장을 이룩했으나 유통 등의 측면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제작과 유통 분야가 건강하게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열심히 하자고 분위기를 만들고 애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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