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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콘텐츠 보증제, 문화인들이 잘 가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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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콘텐츠 보증제, 문화인들이 잘 가꿔야

입력
2009.09.0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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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는 '엎어졌다'는 말이 있다. 영화 제작을 시도하다가, 또는 촬영 중간에 포기했다는 뜻이다. 아무리 콘텐츠가 좋아도 투자가 없으면 제작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방송 등 다른 문화 콘텐츠도 마찬가지다.'고위험 고수익'산업인 데다 담보(콘텐츠)가 불확실해 누구보다 제1금융권인 은행들이 투자를 꺼려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프랑스 등이 도입한 것이 완성보증제도다. 계획된 제작기간과 예산으로 해당 콘텐츠를 완성해 배급사에 인도할 것을 완성보증사가 금융기관에 보증하는 제도다. 제작사는 완성보증사가 발급한 대출보증서로 은행으로부터 제작비를 융자 받아 콘텐츠를 완성하고, 그 판매대금으로 대출금을 갚는다. 일반투자와 달리 완성보증사가 완성과 투자금 상환에 책임을 짐으로써 제1금융권의 진출 여건을 마련해 주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렇게 되면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건전하고 안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질 높은 콘텐츠 제작이 돈 때문에'엎어지는'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어제 문화관광부가 한국수출입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완성보증제도 및 콘텐츠 가치평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천한 문화콘텐츠에 대해 기술보증기금이 보증하면 수출입은행이 제작자금을 융자해준다. 문화부와 수출입은행이 기술보증기금에 3년 동안 각각 100억원을 출연하고, 앞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대출융자를 하겠다니, 문화계로서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질 좋은 문화 콘텐츠가 돈으로만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부의 결단으로 어렵게 도입된 완성보증제가 성공하려면 문화계부터 달라져야 한다. 주먹구구식, 낭비적 태도와 제작관행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 제도의 성패가 자신들에게 달려 있음을 명심하고, 투명한 표준회계시스템과 효율적인 제작, 완성도 높은 콘텐츠 생산으로 '믿음'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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