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텅 비었던 서울의 백화점이 다시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1년도 되지 않아 경제위기를 벗어났으며, 아시아 4대 경제대국으로서 다시 활기찬 행보를 시작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특히 올해 초만해도 수입 양주와 화장품 구매를 꺼리던 한국 부유층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해 지난달 사치품 시장의 매출이 연초에 비해 18% 급등했으며, 수입차 판매도 1년 전에 비해 22%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또 전세계적 부동산 가격 폭락에 주춤했던 주택가격도 저금리의 영향으로 다시 치솟기 시작해 정부가 대출규제에 나섰다며 일부 부분에서는 과열현상 마저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처럼 한국 경제가 빠르게 위기를 벗어난 이유는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삼성그룹 관계자를 인용해 분석했다. 경제위기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및 원화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수출회복세가 두드러져 삼성 휴대폰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5.4%에서 19.2%까지 높아졌으며,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8월 4.8%로 전년 3.3%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 증시가 연초에 비해 40% 급등해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외국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스위트 스폿)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이 신문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자칫 과열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정부는 "세계 경기회복이 현실화될 때까지 팽창적 거시경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