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왕년의 모래판 스타'들이 발 벗고 나섰다.
천하장사에 오르며 모래판을 정복했던 이봉걸과 김칠규, 임용제 등이 11,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샤울라이 아레나체육관(7,000석)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씨름선수권대회에서 '씨름 전도사'로 변신한다.
'원조 골리앗' 이봉걸 에너라이프 감독은 세계씨름연맹(World Ssireum Federation·WSF)의 상벌위원장, '17대 천하장사' 김칠규는 경기위원장, '25대 천하장사' 임용제는 기술위원장을 맡았다.
WSF는 지난 4월 각 지역 전통 스포츠 세계연맹들이 속한 국제레슬링연맹(FILA)의 산하 단체로 정식 가입돼 이번 대회를 주관하게 됐다.
이봉걸 감독은 "씨름이 세계의 스포츠로 자리를 잡기 위한 의미 있는 대회다. 10초 이내로 승부를 내는 속전속결 방식으로 씨름의 다이나믹함을 세계팬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40개국 120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시범단 2명을 포함해 남자 4명, 여자 1명을 출전시킨다. 남자는 90㎏ 미만 체급과 91㎏~140㎏ 미만 체급, 여자는 90㎏ 미만 체급에서 통합장사를 가리게 된다.
나라별로 각 종목에 1명만 출전할 수 있고, 룰은 전통 민속씨름과 동일하게 모래판에서 샅바를 잡고 겨루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열린 세계사회체육대회가 1회 세계씨름선수권을 겸했다. 따라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정식 씨름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2회 세계씨름선수권은 '씨름의 세계화'를 향한 첫 단추를 끼우는 셈이다.
씨름 전파의 노력은 이전부터 본격화됐다. 차경만 WSF 심판위원장은 지난 7월3~27일 25일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선수 25명과 지도자 5명에게 경기방식, 기술, 지도자 및 심판강습을 펼쳐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봉걸 감독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씨름에 대한 관심이 높고 훈련도 체계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세계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 생중계되는 이 대회는 유로채널도 50여개국에 녹화 방송을 위해 중계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또 이 감독은 팬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심판으로 변신하는 등의 '깜짝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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