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왕국'의 위상 추락은 어디까지인가. MBC 드라마들이 최근 줄줄이 조기종영되거나 10%대 안팎의 낮은 시청률로 쓴맛을 보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는 최근 16부로 조기종영이 결정됐다. 당초 MBC와 제작사인 그룹 에이트가 20부작 제작을 목표로 했으나, 5%대 시청률로 결국 4부를 줄여 27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가족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현재 주말 안방극장의 흐름에서 조선시대 배경의 트렌디 사극을 표방하며 외국인 배우까지 등장시킨 이 드라마는 결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40%를 넘긴 KBS '솔약국집 아들들'과의 경쟁에서도 완패했다.
앞서 주말드라마 '2009 외인구단'도 당초 계획됐던 20부작에서 줄어든 16부작으로 막을 내렸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들 역시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MBC로서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납량특집 수목드라마 '혼'은 마지막 회 7.2%(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이서진의 안방극장 복귀, 1995년 '거미' 이후 14년 만에 부활한 납량특집 수목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것을 보면 초라한 성적표다. 종반으로 갈수록 극의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게시판을 통한 시청자들의 비판도 줄을 이었다.
주말기획 '친구, 우리들의 전설' 역시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메가폰을 잡은 곽경택 감독의 연출, 800만 관객이라는 영화적 후광을 전혀 입지 못한 채 10% 아래의 저조한 시청률로 외면받았다.
스타 작가의 등장도 구원투수가 되지 못하는 듯해 MBC 드라마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하다.
'보고 또 보고' '왕꽃선녀님' '하늘이시여' 등 숱한 히트작을 쏟아낸 임성한 작가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 새 주말특별기획 '보석비빔밥'은 5일 첫 방송에서 8.1%(AGB닐슨미디어리서치), 6일에는 6.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KBS가 밝고 경쾌한 홈드라마로 사랑을 받는 반면 MBC 드라마는 주제가 무겁거나 우울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며 "드라마의 전체적인 편성과 기획력 부재가 채널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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