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이만의 환경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4명의 각료는 9일 개각에서도 유임됨으로써 현정부 출범 때부터 계속 자리를 지킨 '장수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세 차례의 개각이 있었음에도 이들 4명의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계속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해답은 이들이 다른 장관에게는 없는 '빅 카드'를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매번 개각 때 마다 교체설이 끊이지 않는 유 문화장관이 유임된 이유는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에서 찾을 수 있다. 유 장관은 1990년 방송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 대통령 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두터운 친분을 쌓았고, 그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장관을 좀 더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20년 지기의 소망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장관이 대통령의 높은 신뢰 속에서 업무를 자신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해 오랜 관계 속에서 신뢰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유 외교장관은 세계 경제위기 속에 각종 국제회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점에서 덕을 봤다. 내년에는 국내에서 주요20개국(G20) 회의가 열리고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줄줄이 예약돼 있다. 외교 업무에 대한 '계속성'차원에서 이 대통령이 유임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이 얼마 전 "외교 업무에서 상대 국가에선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는 데 우리는 교체가 잦아 손해를 본다"고 말했던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정 국토장관과 이 환경장관은 '4대강 살리기'사업과 녹색 산업 등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예산 배정과 실행 프로그램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련된다.
주관 부처인 국토부는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 최소한 사업의 초기 단계까지는 마무리 지으라는 특명을 내린 셈이다.
환경부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주변의 친환경 생태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화합 이미지 구축을 위해 이 장관이 전남 출신이란 점도 유임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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