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가전염병 위기단계를 현재'경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네 번째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신종플루에 감염된 40세 여성이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날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외국사례 등을 종합해 전염병 위기단계를 최고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9면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올라가면 정부는 전국 학교 휴교령과 함께 스포츠 경기나 집회, 극장 등 문화활동에 대해 제한조치를 내릴 수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그러나 "실제 단계 상향 여부는 앞으로 수주간 추이를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도권에 거주하는 신종플루 감염 40세 여성이 지난 달 31일 양성판정을 받은 뒤 1일 뇌부종(뇌 일부가 부어 오르는 질환) 및 뇌출혈을 일으켜 현재 뇌사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신종플루 사망자는 대부분 폐렴 합병증 등 호흡기 증상 때문에 사망했는데, 뇌에 이상이 생긴 경우는 처음이다. 특히 이 여성이 평소 건강했던 데다 최근 여행 경험도 없는 지역사회 감염자로 밝혀져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폐와 심장에 영향을 미쳤음을 감안하면, 이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뇌사 상태에 이르게 됐는지, 아니면 신종플루 이외 다른 원인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역학조사가 마무리돼야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신종플루로 입원중인 환자는 총 8명으로 이 가운데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67세 남성과 고혈압 증상이 있는 73세 여성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