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서양 고전의 철학과 미학을 통해 국내문학, 문화 현상을 분석해온 원로 영문학자 임철규(70∙사진) 전 연세대 영문과 교수가 평론집 <귀환> (한길사 발행)을 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한국문학, 영화작품을 '집 떠남과 외지에서의 고난, 귀향에의 노스탤지어'라는 구조로 분석하고 있다. 귀환>
저자의 관심은 폭넓다. 정지용의 '고향'과 '향수', 김규동의 '고향'과 '북에서 온 어머님 편지' 등에서 그는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 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향을 잃고 추방 상태로 살아가는 시인들의 슬픔을 정교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또 한 성매매 여성의 생애를 소재로 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노는 계집-창'(1997)과 죄와 구원의 문제를 묻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도 '귀환'의 코드로 묶어낸다.
저자는 윤락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노는계집-창'의 여자 주인공, 아들을 유괴당한 슬픔을 천상의 세계를 통해 극복하려 했지만 구원이란 고통과 절망이 가득 찬 지상세계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 '밀양'의 여주인공에서 공통점을 찾고, 두 작품 모두 '고향을 잃어버린 역사'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 결국 인간과 인간을 묶는 '인간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석한다.
그는 또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시도한다. 그는 이 소설에 대해"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 그리고 일제의 징집을 피해 지리산에 숨어있던 많은 젊은이들이 평사리 고향으로 귀환하게 될 환희와 희망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평했다. 토지>
이번 평론집은 2007년 그리스 비극을 분석한 <그리스 비극_ 인간과 역사에 바치는 애도의 노래> 이후 그의 2년 만의 평론집이다. <우리 시대의 리얼리즘> (1983), <왜 유토피아인가> (1994) 등 저자의 대표적인 평론집도 재출간됐다. 왜> 우리> 그리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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