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국가대표팀이 확 젊어졌다. 한ㆍ중ㆍ일 3국의 '바둑 삼국지'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출전할 한국대표팀이 김승재(17) 김지석(20) 윤준상(22) 박영훈(24) 등 스무살 안팎의 신예 강호들로 구성됐다. 박영훈이 네 번째 출전이고 윤준상이 지난 기에 이어 두 번째, 김지석과 김승재는 모두 첫 출전이다.
지난해 이세돌 이창호 강동윤 허영호 윤준상 등으로 구성됐던 진용에 비해 중량감은 다소 덜하지만 개개인의 최근 전적을 들여다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연초부터 줄곧 다승 및 승률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최근 이창호를 누르고 생애 첫 타이틀을 따낸 김지석을 필두로 '소년장사' 김승재 역시 명인전 한국바둑리그 LG배 천원전 바둑왕전 등 각종 기전 본선에서 활약하면서 다승 및 승률에서 김지석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랭킹으로 봐도 박영훈 김지석 윤준상이 나란히 4위부터 6위를 차지하고 있어 역시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기사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선수 5명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는 주최측에서 지명하는 와일드카드로 채워진다. 지난 3년 연속 이창호가 와일드카드로 선정됐는데 랭킹1위 이세돌이 휴직상태인데다 대표팀의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신예라는 점을 감안해 '노장' 이창호가 다시 와일드카드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창호는 농심배에 11회 연속 출전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한편 여자단체전인 제6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에는 박지은(26) 김혜민(23, 5단) 윤지희(21, 2단) 박소현(21, 2단) 김윤영(20, 초단)이 선발됐다. 지난 대회서 크게 활약했던 '정관장 스타' 이민진은 아쉽게 예선 탈락했다. 세계대회 2관왕에 빛나는 박지은이 전 대회 출장 기록을 이어갔으며 김혜민이 세 번째, 나머지는 모두 첫 출전이다.
대표팀 전원이 정관장배에 2번 이상 출전한 경력자들이었던 지난 대회에 비해 전체적으로 무척 젊어지고 새 얼굴이 많이 등장했다. 큰 승부를 치른 경험이 많은 박지은과 김혜민의 노련미와 갓 스물을 넘긴 신진세력의 패기가 조화를 이뤘다.
윤지희는 올해 페어바둑배에서 우승했고 박소현은 원양부동산배와 여자국수전 본선에서 활약했으며 김윤영은 지난해 여류기성전에서 준우승한 신예강자들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농심배는 그동안 한국의 독무대였다. 1회부터 6회까지 한국이 우승을 휩쓸었다. 전신인 진로배 5연승까지 포함하면 11년 연속 우승이다. 7회 때 일본이 첫 우승을 했고 8회엔 한국, 9회에는 중국으로 우승컵이 넘어갔다가 지난해 다시 한국이 우승컵을 되찾아 왔다.
정관장배서는 한국이 5, 6회 연속 정상에 올랐으나 지난 대회엔 중국에 우승컵을 빼앗겼다. 중국은 3, 4회에 이어 7회까지 통산 3번 패권을 차지했다, 일본은 아직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1, 2회 대회는 개인전으로 치러졌다.
농심배와 정관장배는 진행방식이 똑같다. 한ㆍ중ㆍ일 3국에서 각각 5명씩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농심배는 우승 상금이 2억원, 정관장배는 7,500만원이다.
제6회 정관장배 본선 1차전은 오는 22일부터 중국 광동성 퉁관에서 열린다. 일본 대표팀은 아오키 기쿠요(8단) 요시다 미카(8단) 우메자와 유카리(5단) 스즈키 아유미(4단) 무카이 치아키(3단) 등으로 구성됐고, 중국 대표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농심배는 11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 내년 3월까지 3차전에 걸쳐 열전을 펼친다. 중국은 구리 창하오 딩웨이(9단) 씨에허(7단) 류싱(7단)이 대표로 확정됐으며 일본 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