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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말고 윈윈게임 합시다"… 법원 조정센터 선택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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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말고 윈윈게임 합시다"… 법원 조정센터 선택 늘었다

입력
2009.09.0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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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중앙지법 8층 조정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한화와 산업은행의 첫 조정 심리가 진행됐다.

우선협상자였던 한화가 인수를 포기하자 산업은행이 한화로부터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몰취했고, 한화측은 이를 돌려받겠다며 조정신청을 낸 것이다.

한화가 정식소송 대신 조정을 택한 것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써가며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 신속하고 비용부담도 덜한 조정이 합리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심리 뒤에 황덕남 상임조정위원은 "사례연구를 통해 분쟁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조정 성립을 낙관했다.

합의와 양보보다는 '끝까지 가보자'는 소송문화의 폐해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5월 출범한 법원조정센터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한해 100여만건에 이르는 민사분쟁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무엇보다 쌍방이 만족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분쟁 해결의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법원조정센터에 따르면 조성센터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5월부터 8월말까지 4개월간 접수된 748건 가운데 631건이 처리돼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중앙지법 조정전담부가 처리한 540건보다 17% 늘어났다. 조정 성립률도 58%로 지난해(54%)보다 소폭 상승했다.

대법원은 그간 하급심에 '판결 선고'보다는 '조정'을 강조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자 현재 서울과 부산에 설치된 조정센터를 대전, 대구, 광주로 확대할 예정이다.

조정센터의 안착 배경에는 조정 전문 상임위원이 있다. 센터 출범 전에는 기존의 재판부가 조정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제3자인 센터상임위원이 전담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의 박준서 센터장을 비롯해 전문성을 지닌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상임조정위원 8명이 포진해 있다. 법원 관계자는 "조정위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 많은 소송 당사자들이 조정안을 수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덕남 위원은 "재판에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염소처럼 극한 대립하던 사람들도 조정을 하면 감정의 앙금이 풀리는 것을 보게 된다"며 "조정은 패자가 없는 '윈윈게임'"이라고 말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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