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ㆍ62) 민주당 대표대행은 일본 국가전략국 담당장관에 내정됨과 동시에 민주당 개혁정책을 주도하는 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신설되는 국가전략국은 민주당이 8ㆍ30 총선 내내 강조했던 관료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부처이기 때문이다.
국가 전략 수립과 예산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전략국은 그간 관료가 좌지우지한 상향식 예산 편성을 철저한 하향식으로 개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조직.
일본 관료 사회는 자민당 정권과 결탁, 부처이기주의와 낙하산 인사 등 각종 편법을 자행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 왔다.
때문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의 개혁 성패는 1996년 후생노동장관으로 일찍이 관료들의 치열한 저항을 경험했던 나오토의 두 어깨에 달려 있다.
나오토 내정자는 당장 내년 예산을 재편하고 복지공약에 필요한 16조8,000억엔 규모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시민 운동가 출신인 나오토 내정자는 1980년 사회민주연합 후보로 중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1996년 하토야마와 손잡고 민주당을 결성 공동대표에 올랐고 이후 1998년 2002년 두 차례 더 대표를 지냈다.
시련도 있었다. 외도와 국민연금 체납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2004년 당대표를 내놓고 삭발한 채 시코쿠(四國)의 88개 불교 사찰을 돌며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개혁의 성과에 따라 민주당 내 그의 위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나오토는 그간 민주당 내에서 하토야마, 오자와 이치로(小澤日郞) 등에 밀려 3인자로 만족해야 했다. 2005년과 2006년에도 당권에 도전했으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와 오자와에 패하고 대표대행에 머물렀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