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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건강하다 얕봤다간 '큰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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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건강하다 얕봤다간 '큰 코'

입력
2009.09.0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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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하던 40세 여성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환자가 4일 뇌사상태로 확인돼 건강한 사람도 신종플루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만성신부전증을 앓다 지난 2일 네 번째로 사망한 47세 여성 환자처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신종플루에 감염돼도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자칫 치료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뇌사 상태 환자의 경우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직접 뇌에 침투해 뇌출혈과 뇌사를 일으켰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승철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국 사망사례를 볼 때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환자의 뇌세포를 손상시켜 뇌출혈 등을 일으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외 다른 요인 때문에 뇌출혈이 일어나고 뇌사로 빠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신체 면역력을 떨어뜨리며 혈액을 타고 뇌나 심장, 간 등 호흡기 이외의 장기에 침투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심근염, 뇌염, 뇌수막염 등이 발생해 건강하던 사람도 중태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건강한 사람도 신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전투'를 치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달 15일 신종플루 첫 사망자인 56세 남성 역시 별다른 질환도 없고 평소 건강한 상태였다가 폐렴에 따른 패혈증으로 단기간에 사망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도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4명의 청소년에게 뇌염, 뇌질환을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고, 또 미국ㆍ멕시코 등의 사례를 보면 사망자의 40%는 고위험군이 아닌 비교적 건강하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고열과 기침,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신종플루를 의심해 조기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신종플루의 이 같은 전형적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쇼크사로 사망한 네 번째 사망자의 경우 만성신부전증 때문인지, 아니면 신종플루 때문인지 사인을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폐 등 호흡기에서는 이상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을 때 이를 퇴치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열 등의 증상이 없을 수 있어 타미플루 투여 등 치료 시점을 놓칠 수 있다"며 "고위험군은 꼭 호흡기 증상이 아니더라도 탈수 증세가 있고, 몸의 기능이 떨어진다면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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