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25%가 변기를 통해 사라집니다. 변기 물 사용량을 줄이면 가계는 물론 나라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는 생각에 초절수 변기 개발에 뛰어들었죠."
최근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친환경에너지제품경진대회'에서 120명이 넘는 경쟁자를 이기고 대상을 받은 에이치앤지 이영호(49) 대표는 일반 변기보다 물 사용량을 70% 가량 줄일 수 있는 초절수 양변기 '토디(TODDY)'를 선보여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초절수 양변기의 비밀에 대해 이 대표는 6일 "중력과 직선 모양의 관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200년 넘게 써 온 S자 모양 관은 설치 때부터 고정돼 있고 냄새를 막기 위해 물이 항상 관 절반을 채우고 있다"며 "반면 토디는 중력을 이용해 물이 떨어지는 동시에 관이 움직이기 때문에 물을 3분의 1만 써도 된다"라고 말했다.
S자 모양 관은 한 번 막히면 관을 부숴야 하지만 토디는 뗐다 붙였다가 가능해 막힘 문제를 금방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변기가 움직이며 내는 소음도 50.0~53.2㏈로 기존 제품보다 10㏈ 정도 낮아 물 내려가는 소리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이웃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다고.
변기 사업이 20년째인 이 대표는 이 대표는 5년 전부터 새 아이템개발에 몰두해왔다. 4년 가까이 수십 만 개의 변기를 깨야 했고, 변비, 설사 등 갖가지 생리 현상에 맞춰 직원들이 변기 위에서 직접 '일'을 봐가며 온 몸으로 동참했다. 그 결과 2007년 세계 최초로 직선 모양의 관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같은 해 과학기술부 장관 인증 신기술(NET)을 받았고, 올 3월엔 지식경제부 장관이 인증하는 신제품(NEP)을 얻었다.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따르면 공공 기관이 구매하고자 하는 품목에 NEP 제품이 있는 경우 구매 물량의 20%이상을 이 제품으로 의무 구매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안정적 판로도 확보한 셈이다.
올 초 영남대에서 이동식 화장실 연구로 석사 학위까지 받은 이 대표는 "국민 전체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 기존 제품을 쓸 때에 비해 한 해에 7억 톤 가까운 물을 절약할 수 있다"며 "나라 전체로는 9,000억 원, 4인 가족 기준으로 1년에 수도요금을 6만원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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