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고, 6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등 개각을 단행했다.
법무부 장관에는 이귀남 전 법무부 차관, 국방부 장관에는 김태영 합참의장,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노동부 장관에는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 여성부 장관에는 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공석 중인 특임장관에는 주호영 의원이 내정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한 데 이어 이날 총리와 6명의 장관을 교체함으로써 집권 2기 진용을 꾸렸다.
이번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여권의 지지 기반과는 다른 성향의 정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다. 정 총장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개혁 성향 인물인데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거론된 적이 있다.
정 총리 후보자 지명은 야권과 친화성이 있는 인물을 정부 2인자로 내세움으로써 통합과 탕평의 효과를 내고, 현 정부의 친 서민∙중도 실용정책을 강력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충청권 공략을 염두에 두면서 대선주자군에 정 후보자를 새로 포함시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주해온 여권의 대선 구도를 다변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정 총리 후보자의 인선 배경과 관련 "친화력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포용과 화합의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정책에 대해 대안을 제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도실용과 친 서민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한나라당 의원 3명이 입각함으로써 여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정치인 입각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 정치인 출신 장관은 그 전에 임명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어났다.
또 50대 장관 후보자들이 많아지면서 내각의 평균 연령은 지난번 62.4세에서 59.1세로 젊어졌다.
새 내각의 출신 지역을 분석하면 이전에 비해 수도권은 3명이 늘었고 호남도 1명이 추가됐다.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영남 5명, 호남 4명, 수도권 4명, 충청 3명, 제주 1명 등으로 비교적 지역 안배가 이뤄졌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개각의 성격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중도 실용을 위한 화합형 내각이 탄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개각은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조합"이라고 비판했고, 자유선진당도 "개각이 국민통합과 경제난국 타개에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신설된 청와대 메시지기획관에 김두우(53) 정무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