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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국 애정 남달라…차기작 주인공 한국 소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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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국 애정 남달라…차기작 주인공 한국 소년이죠"

입력
2009.09.0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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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선과 악이 있는데 왜 선이 악을 이기지 못하는가, 인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질문들입니다."

신이 되기 위해 가상의 인류역사를 만들며 경쟁하는 천사들의 이야기인 <신> 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8ㆍ사진)가 네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신> 은 <개미> 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100만부 이상 팔린 베르베르의 소설이다.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인류 역사라는 것이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이야기"라며 "패배한 사람들이 남긴 글은 없다는 비애가 이 소설을 구상한 계기"라고 말했다.

베르베르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잘 알려져 있다. <신> 에도 군대위안부 출신 외할머니를 둔 한국인 소녀 '은비'가 나온다. 그는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다.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 낀 작은 주인공과 같은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작품마다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씩 포함시켜 놓았으며, 조만간 출간될 다음 작품의 남자 주인공도 한국인 소년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팔린 그의 작품의 3분의 1 정도인 500만부 가량이 한국에서 판매된 점에서 알 수 있듯 베르베르는 유독 한국인이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다.

그는 이에 대해 "내 작품이 미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랑스가 과거의 영광을 통해 살고 있는 나라라면, 고통스러운 과거 경험 때문인지 한국은 세계에서 미래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를 예견할 수 있지만 주위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그리스 신화 속의 여자 예언가 카산드라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그의 차기작 <카산드라의 거울> 에서 컴퓨터 천재로 카산드라를 돕는 남자주인공의 이름은 '김예빈'이다.

과학잡지 기자였다가 1991년 <개미> 를 발표하면서 전업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베르베르는 매년 2권 가량의 책을 쓸 정도로 정력적인 활동을 한다. 그는 그 원동력에 대해 "열 여섯살 때부터 오전 8시부터 점심 때까지 매일 글을 써왔다.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도, 책을 내주는 출판사가 없다고 해도 나는 글을 쓸 수밖에 없다 "며 "내 창작의 원천은 평생 차분해지지 못하는 불안증이고, 내게 창작활동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욕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5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팬사인회를 열고, 7일 고려대에서 '창의력과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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