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에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시던데, 조만간 좋은 일 있을 거예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달 24일 인천공항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를 만나 이 같이 말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유럽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하기 직전이었다. 당시 정치권에선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인 최 후보자가 친박계 몫으로 입각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용인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박 전 대표의 언급은 무슨 의미였을까. 우선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청와대가 일찌감치 친박계 의원 입각 여부를 박 전 대표에게 타진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토대로 박 전 대표가 최 후보자에게 귀띔해준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 후보자도 박 전 대표의 언급을 이런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해석이 맞는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가 어느 정도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볼 수도 있다.
물론 박 전 대표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최 후보자에게 단순한 덕담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청와대와 개각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거나 이를 미리 당사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도 최 후보자의 입각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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