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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악플러·구글 미국 3각소송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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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악플러·구글 미국 3각소송 들썩

입력
2009.09.0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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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인터넷에서의 익명성 보장문제를 놓고 세계 최대 인터넷 회사, 유명 슈퍼모델, 블로거 사이에 3각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꼬리를 물고 있는 소송은 뉴욕 패션학교 학생인 로즈메리 포트(29)가 지난해 자신의 블로그 '뉴욕시의 추녀들'에 보그, 엘르 등 유명 패션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슈퍼모델 리스귤라 코헨(37)에 대해 "뉴욕시에서 가장 추한 여자" "사이코 매춘부"등 험담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코헨은 올 1월 블로그를 운영하는 구글을 상대로 익명 뒤에 숨은 블로거의 신원을 밝히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심리를 맡은 뉴욕 맨해튼 법원은 지난달 "블로그의 글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개인의견일 뿐"이라는 포트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코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구글은 블로거 신원을 법원에 제출했다.

코헨은 이 블로그가 사실상 자신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판단해 포트에게 300만달러 명예훼손 소송도 제기했다. 이후 코헨이 "용서한다"며 소송을 취하했지만, 포트는 일약 뉴욕의 유명인사가 됐다. 뉴욕포스트, 데일리뉴스 등 뉴욕 기반의 지역언론이 지난달 말 포트의 사진과 함께 이 사건을 크게 다뤘기 때문이다.

뉴욕언론들은 "두 사람은 패션계에서 이전부터 알던 사이로 코헨이 포트의 전 남자친구에게 포트를 험담하자 화가 나 험담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자 포트는 최근 유명변호사를 고용, 구글에 1,500만 달러의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사생활 보호에 관한 신탁업무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포트의 변호사는 데일리뉴스에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도 연방정부에 관한 기고문에 가명을 썼고 수정헌법 1조도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모든 법적 수단을 다 동원해 소송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익명의 블로거에 대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일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 뉴스에 따르면 뉴저지주 엘름우드 경찰서장은 한 뉴스 게시판에 자신의 경찰서장 직무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은 익명의 네티즌 5, 6명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시카고의 한 부동산개발 업자도 자신의 사업에 대해 부정적 글을 올린 익명의 블로거들을 상대로 신원공개 소송을 냈다.

NPR뉴스는 "최근 상당수 법원 판결이 신원공개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게시자의 신원을 추적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인터넷의 익명성은 점점 위축되고 이에 따라 네티즌의 책임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NPR뉴스는 지적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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