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낯설었다. 한여름에 겨울스포츠 스키점프 경기라니. 게다가 꽉 찬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에 놀랐다. 김현기(26ㆍ하이원) 등 스키점프 국가대표는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당황한 눈치였다. "관중석에 꽉 찬 사람들과 인터뷰 요청에 기쁘면서도 의아합니다."
늦여름 무더위가 한창인 3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 2009국제스키연맹 스키점프 대륙컵 평창대회가 열렸다. 대륙컵 대회는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5개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여름 대회. 평일 오후였지만 무려 4,000여 관중이 몰려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강원도민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눈이 없는 여름에 열리는 대회라 주최측은 점프대에 물을 흘려 활강을 도왔고, 착지 공간에는 잔디밭 위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충격 흡수대를 덮었다.
스키점프를 처음 구경하는 관중은 아파트 30층 높이(58m)에서 시속 80㎞ 속도로 활강하다 하늘을 나는 스키점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현기 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국가대표> 주인공 하정우는 관중석에서 강칠구, 최용직 등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국가대표>
동계유니버시아드 2관왕 김현기는 이날 열린 K-98(기준 비행거리 98m) 1, 2차 시기에서 합계 230.5점으로 폴란드의 스테판 훌라(242.5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최흥철(28ㆍ하이원)은 215.0점으로 5위에 올랐다. 김현기는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2등을 차지해 기쁩니다"라면서 "5일에 열릴 K-125에서는 꼭 우승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외국 선수들은 알펜시아 스키점프장에서 경기를 치른 뒤 "이렇게 좋은 환경은 처음이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세 경기가 약 30분 연기된 건 옥에 티였다. 이 때문에 강원도는 동계올림픽이 열리면 방풍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스키점프 대륙컵 평창대회를 시작으로 2018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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