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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 "난 주인공 아닌 마당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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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 "난 주인공 아닌 마당쇠"

입력
2009.09.0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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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황태자' 우지원(36ㆍ울산 모비스)은 지난 7월 초 수원 숙소 인근의 식당에서 선수단 전체 회식을 열었다. 쌈짓돈 80만원을 털어 후배들에게 민물장어로 몸보신을 단단히 시켜줬다. 이창수(40)가 창원 LG로 이적하면서 맏형이 된 우지원은 올시즌 주장으로 선임됐다. 크게 한 턱을 '쏠' 이유는 충분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LA 근교 코비나시에 도착해 밤낮없이 훈련에 매진한 지 5일째. 우지원은 "다른 목표랄 게 있겠어요.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역할이 저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우지원은 오전 운동 2시간, 오후 연습경기, 야간 운동 2시간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올시즌 모비스에는 간판 포워드 김동우가 복귀하고 백업 포워드 박종천까지 삼성에서 이적해 왔다. 우지원이 살아 남으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우지원은 그러나 "제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잊은 지 오래죠. 하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서, 꼭 팀이 필요로 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겁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미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마당쇠' 이미지로 돌아선지 오래. 하지만 우지원에게 이번 시즌은 또 한 번의 기회다. 3점슛 라인이 국제 규격에 맞춰 길어지면서 전문 슈터 우지원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지원은 2일과 3일 지역 선발팀과 가진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4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25점을 기록, 주득점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연세대 시절부터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려왔던 우지원은 올해 첫째 딸 서윤(8)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느덧 '학부모'가 됐다. 룸메이트인 신인 김종근(23)과의 나이 차이는 띠동갑을 훌쩍 넘긴 13년. "맏형이 되니 책임감이 두 배로 커졌습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잇는 가교가 될 겁니다." '맏형' 우지원의 단단히 농구화 끈을 조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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