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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관음정진 백만독 불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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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관음정진 백만독 불사' 현장

입력
2009.09.0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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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새벽 2시, 서울 서초구 우면동 관문사 4층 법당은 신자들의 '관세음보살' 염송 소리로 그득했다. 모여 앉은 이들만 줄잡아 700명, 작은 방에 흩어져 염송하는 이들을 합치면 1,000 명은 될 거라고 사찰 관계자는 추산했다. 대한불교 천태종이 6월부터 부산 삼광사를 시작으로 전국 20여개 사찰별로 진행하고 있는 '관음정진 백만독 불사' 현장이다.

천태종의 소의경전(근본 경전)은 법화경이다. 포교와 생활불교를 중시하는 천태종의 대중성도 법화경의 정신에 따른 것이다. 염불선이 중요하고, 특히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신통력이 뛰어난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면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게 법화경의 가르침이다. 천태종 중창조인 상월원각 대조사(1911~1974)도 어록에 '일심(一心)이 상청정(上淸淨)하면 처처(處處)가 연화계(蓮花界)'라는 글을 남겼다.

마음을 한결같이 깨끗이 닦으면 세상 모든 곳이 부처의 세계가 된다는 의미일 텐데, 신자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닦는 길로 권하는 게 바로 관음정진이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은 "일심청정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비움'"이라고 했다.

정진은 각 사찰별로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3시30분까지 진행되고, 염송이 끝나면 정리 예불을 한다. 백만독은 매일 대여섯 시간씩 하더라도 100일 정도 걸리는 고된 정성이다. 새벽 법당에는 저린 다리를 펴 주무르는 이들도 있고, 앉은 채 조는 이들도 있었다.

40~50대 여성 신자가 대부분이었고,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신자들도 없지는 않았다. 때가 때인지라 자녀의'수능 기원'에 나선 이들이 많고, 인근에 사는 타 종단 신자들도 적잖이 참여하고 있다고 절 관계자는 귀띔했다.

정산 스님은 "낮에는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는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는 관음정진을 통해 진정한 수행 정신을 배우게 될 것"이라며 "일심청정 불사가 범국민운동으로 승화해 한국 정신문화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중창조 탄신 100주년을 앞둔 기념 불사로, 12월 6일 인천 황룡사까지 10여 개 사찰이 가세해 100주년이 되는 2011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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