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확산으로 학교 단위의 단체 헌혈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하반기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단체 헌혈이 예정됐던 서울 지역 5개 고교가 최근 헌혈 행사를 취소했다. 서울 동부혈액원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해 학내 단체 행사를 자제하도록 하면서 이들 학교의 헌혈 행사가 취소됐다"며 "앞으로 학교나 기업 등의 단체 헌혈 행사 취소가 잇따를 경우 혈액 부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학교나 군부대, 기업 등 단체 헌혈 비중은 41.1%에 달한다. 기업 18.3%, 학교 18.1%, 군부대 14.3%였다. 이 때문에 학교와 기업 등에서 신종 플루 확산을 우려해 헌혈을 기피할 경우 혈액 부족이 현실화 할 수 있다.
특히 신종 플루가 대유행하면 자칫 개인 헌혈자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 헌혈자의 경우 고열 등 감기증상을 보일 경우 헌혈 부적격자로 분류돼 헌혈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혈액관리본부는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본부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4~5일치만 비축하고 있었는데 올 들어 헌혈의 집이 새로 4개가 문을 열고, 홍보 강화로 개인 헌혈자도 증가하면서 현재 9일치를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7, 8월의 헌혈자 수는 각각 22만712명과 20만8,8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5% 정도 늘었다.
그러나 혈액관리본부는 신종 플루가 대유행 단계에 들어서면 헌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전국 혈액원을 통해 단체 헌혈 취소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9일 신종플루 대유행시 혈액 수급 대책 마련을 위한 워크숍도 열기로 했다.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정기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등록헌혈자 관리를 강화하고, 필요하면 군부대 등 단체에 대해서도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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