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의 미래를 가꿀 꿈나무들을 발굴하기 위한 제36회 한국음악콩쿠르는 총 107명(피아노 31명, 바이올린 30명, 첼로 46명)의 중·고생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올해는 특히 고등부 참가자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돼 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의미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피아노의 경우 중등부 참가 저조로 고등부만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본선에는 피아노 12명(고등부), 바이올린 12명(중등4, 고등8), 첼로 9명(중등3, 고등6)이 올랐다. 바이올린의 경우 2, 3위 입상자를 내지 못하는 등 전체적 수준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사위원단은 또 중등부 출전자들의 자세와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콩쿠르를 무대 경험의 하나로 생각하는 태도는 삼갈 것을 주문했다. 자기만의 개성적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길로서의 객관적 연주는 모든 음악도에 대한 당부였다.
본선 채점은 100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 다음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나머지 점수를 합산해 등위를 결정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 본선 심사위원
<피아노> 김희진(상명대) 김석(경희대 명예) 김형배(서울대) 박미애(성신여대) 박수진(숙명여대) 백경민(경희대) 한형실(경원대) 교수 피아노>
<바이올린> 이성주(한국예술종합학교) 현해은(서울대 명예) 송재광(이화여대) 김유미(동덕여대) 최민재(중앙대) 최인철(관동대) 유시연(숙명여대) 교수 바이올린>
<첼로> 이종영(경희대) 홍성은(단국대) 김지훈(동덕여대) 채희철(숙명여대) 김영은(수원대) 배일환(이화여대) 지진경(중앙대) 교수 첼로>
◆ 본선 심사평
▲ 피아노 : 늘 노력하고 사색하는 자세 중요
본선곡인 쇼팽의 소나타 2번은 원래 음악적으로, 테크닉적으로 난곡인데다 각성부의 대위법적 진행, 화성 변화, 리듬 등을 충분히 소화해 섬세하게 표현해 내야 한다.
1위 김홍기 학생은 다양한 색조와 여유로운 박자감으로 잘 소화해 낸 데다 마지막 음까지 최선을 다해 연주하는 자세가 좋았다.
객관적으로 어떻게 연주하는가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세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색하는 것이다. 본선 진출자들은 미완의 대기들이지만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게 공부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될 것이다.
김희진 상명대 교수
▲ 바이올린 : 중등부, 음악에 대한 진지함 결여
본선에 중등부 4명과 고등부 8명 등 모두 12명의 학생들이 뽑혔다. 그러나 전체적 수준이 다소 미흡했다. 중등부 학생들의 경우, 기량보다도 평소 음악에 임하는 태도 등 준비성이 소홀한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진지함이 결여된 콩쿠르라면 차라리 삼가는 게 좋다.
그럼에도 고등부 입상자들의 연주 실력은 준수했다. 특히 1등을 차지한 학생은 곡 해석력은 물론 테크닉 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연주를 보여 주었다.
이성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첼로 : 세부적인 부분, 섬세한 처리 아쉬워
윤경온 연주자는 재간 있고 음악을 느낄 줄 아는 능력과 평균율을 갖추고 있어 좋았으나, 좀더 세부적인 부분을 섬세하고 깨끗하게 처리했으면 한다. 이동열, 이자운 연주자는 지판에서 음정을 찾아가는 능력은 훌륭했으나 음악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고, 테마에 따라 음의 색조를 조절하지 못했다.
고등부 지정곡인 엘가의 협주곡 e단조는 섬세한 감정을 요구하는 곡이다. 특히 영국 음악 특유의 안개 낀 듯한 아름다움을 너무 공격적으로 표현한다든지, 스타카토 기술이 깨끗하지 않아 소리가 깔끔하게 들리지 않는 흠은 전반적으로 지적돼야 한다. 말년의 엘가가 도달한 깊이를 연주하기에는 아직 힘이 달린 듯했다.
이종영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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