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엄신형 대표의장의 직함은 하나 둘이 아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아이낳기좋은세상만들기 공동대표 등 굵직한 것만도 예닐곱 개. 환경, 사회봉사, 교육, 인권, 서민경제 살리기 등 영역도 다채롭다.
그가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 중흥교회를 찾은 2일, 그의 사무실 테이블에는 '동서화합국민운동 발기인대회' 기획안이 놓여 있었다. 그 일을 하겠다는 이들이 엄 의장에게 총대를 매달라고 청하는 것이라 했다.
"화합을 하자면 동서남북 다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또 하나의 직함이 생길 모양이라고 하자 그는 "교회의 빛이 아니라 세상의 빛이 우리가 추구하는 신앙의 빛"이라고 말했다.
종교지도자협의회가 5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서 펼치는 '종교문화축제'도 그가 말하는 세상의 빛이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의 7대 종단이 한 자리에서 벌이는 올해 축제(제13회)의 주제는 '사랑나눔, 희망나눔'이다.
가족ㆍ이웃과 더불어 사랑과 희망을 나누는 작은 일이 생명 경시ㆍ물질 숭배의 삶을 지양하고 각 종교가 추구하는 신앙적 가치에 이르는 길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종교문화축제는 체험, 공연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나눔마당에서는 종교서적을 보여주는 북카페를 마련하고, 체험마당에서는 십자가 비즈공예, 묵주 만들기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전시마당에서는 각 종단의 사회봉사활동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전이 열리고, 공연마당에서는 종교 상식을 퀴즈로 풀어보는 행사가 진행된다. 이웃과 가족에게 '희망의 엽서 보내기', 종단 지도자들의 기증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나누는 행사도 마련된다.
5일 본 행사에 앞서 4일 오후 7시30분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서는 새터민과 다문화가정 가족 등을 초청, 성악가 김동규와 코리아W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펼치는 전야음악회도 열린다.
엄 의장은 종교문화축제 개최의 뜻을 기독교의 유서깊은 상징인 '빛과 소금' 이야기를 빌려 "모든 게 종교인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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