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취임 후 첫 이슬람 라마단(금식월)을 축하하는 만찬을 열었다. 라마단은 해가 떠 있는 동안은 금식하는 것으로, 무슬림이면 꼭 지켜야 할 5가지 의무 중 하나이다. 올해에는 지난달 22일 시작해 이달 20일 끝난다. 해가 진 뒤에는 '이프타르(iftar)'라고 불리는 저녁식사를 한다.
토머스 비에터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 만찬은 라마단을 축하하기 위해 '이프타르'를 여는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이프타르를 여는 관행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작했다. 9ㆍ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치르면서 이슬람권과의 관계가 급격히 나빠지자 '우리의 적은 이슬람이 아니라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8년 간 모두 8차례 이프타르를 가졌다.
A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유년시절 수년간을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보내는 등 이슬람과의 개인적 인연 덕분에 이슬람 지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권 대사들이 대거 초청됐고, 이례적으로 마이클 오렌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또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에릭 홀더 법무장관,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 등 각료들과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 등 고위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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