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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거혁명 이후/ 하토야마 뒤엔 '대장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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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거혁명 이후/ 하토야마 뒤엔 '대장부 어머니'

입력
2009.09.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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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로 내정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를 만든 이는'대장부 어머니' 야스코(安子ㆍ87) 여사다.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최근호에 실린'어머니가 만든 하토야마'라는 기사에서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아들이 정치적 난관에 처해 있을 때마다 용단을 내려 하토야마를 일본 총리에 올려 놓은 야스코를 집중 조명했다.

야스코의 힘은 우선 막대한 재산에서 나온다. 야스코 여사는 세계 최대 타이어 제조사인 브리지스톤의 창업주 이시바시 쇼지로(石橋正二郞)의 장녀로 재산은 무려 180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스코 여사의 남편인 이이치로는 외상을 지내긴 했지만 정치인으로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때문에 야스코 여사는 일찌감치 아들 중 한 명을 정치인으로 성공시키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도쿄 센슈(專修) 대학 교수로 있던 하토야마 대표가 1985년 정치를 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 이이치로는 "정치는 나쁜 인간들이 하는 것"이라고 아들을 말렸다. 하지만 야스코가"내가 정치를 시키겠다"며 아들의 사무실을 마련해 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토야마 대표와 둘째 아들 구니오(邦夫ㆍ61) 형제로 하여금 96년 민주당을 창당케 한 것도 야스코다. 당시 창당 자금 27억 엔 중 17억엔을 댔다. 아에라에 따르면 96년 하토야마가 신당사키가케를 탈당해 민주당을 만들 당시, 사키가케 대표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를 배신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다케무라는 자민당 시절부터 하토야마와 동고동락을 같이 했고 함께 탈당해 사키가케에 참여한 개혁 동지였기 때문이다. 다케무라는 이에 대해 "나를 배제하고 탈당한 것은 야스코씨의 생각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야스코는 아들 형제에게 "다케무라가 있으면 너희는 위에 올라갈 수 없다. 신당을 만들어서 톱에 올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도쿄대 졸업 직후 정치에 뛰어든 구니오는 형 유키오와 함께 민주당을 창당했으나 민주당의 좌편향 성향에 반발해 자민당으로 복귀했다. 정치적 성향이 달라 형제가 갈등을 빚을 때 두 아들을 중재한 이도 야스코라고 한다.

야스코가 이혼녀인 미유키 여사와 하토야마 대표의 결혼을 허락한 것도 아들에 대한 기대와 아끼는 마음 때문이다. 미유키는 "시어머니가 결혼을 허락해 줬을 때 하토야마를 정말 신뢰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벌써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유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미셸은 꾸밈없는 분으로 감성은 나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만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유키는 선거가 끝난 후 신문기고, 인터뷰 등을 통해 사생활 이외에 정치적 발언도 서슴없이 하고 있어 '일본의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일본 언론은 총무상을 지낸 구니오가 자민당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꼽히면서 차후 하토야마 형제가 각각 민주당과 자민당의 대표로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최지향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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