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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성공 투자에 비빔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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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성공 투자에 비빔밥은 없다

입력
2009.09.0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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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에 공감하지만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지루한 보초서기가 싫다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말로 하면 회사가 좋은 건 알겠지만 기다림의 과정을 생략하고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싶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이 흔히 유혹에 빠지는 부분이 가치투자에 다른 투자방법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치투자 관점으로 종목을 찾지만 사고 파는 타이밍은 기술적 분석을 이용한다든지, 최근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인 분기 실적이 급증하는 종목을 찾아서 실적 모멘텀이 존재하는 종목만 사는 식이다.

그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투자방법들을 섞어서 나올 효과는 의문이다. 이것은 마치 예수님도 믿고 부처님도 믿으면 천당에 갈 확률이 두 배가 된다는 논리나 다름 없다. 가치투자와 기술적 분석 및 모멘텀 투자는 투자철학을 구성하는 이론적 근간이 완전히 틀리기 때문이다.

가치투자는 단기적인 주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싸게 살수록 안전마진이 커져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믿는 투자 방법이다. 반면 기술적 분석은 차트의 패턴을 통해 단기적인 주가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멘텀 투자는 싸고 비싸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멘텀만 있다면 비싸게 샀더라도 더 비싸게 팔 수 있으므로 리스크가 낮아지고 단기 기대수익이 올라간다고 믿는 방식이다.

사실 이보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수익의 원천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가치투자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 투자자도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장이 매겨주는 평가보다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의 양에 관심을 둔다. 결국 이런 수익력이 주가에 반영될 거라 믿기 때문에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은 회사 자체보다는 이 주식을 사고 파는 다른 참여자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즉 수익의 원천이 기업보다는 참여자들이 모여있는 시장에 있다고 믿는 셈이다. 모멘텀 투자 또한 다른 참여자들이 특정 이슈로 인해 이 주식을 사주길 기대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기업의 내부를 고려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근본적인 의도가 가치투자와는 다르다.

가치투자자들이 다른 투자 방법을 무시하거나 무조건 하지 말라고 권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치투자가 되었건 기술적 분석이 되었건 본인에게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일관되게 유지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절대 피했으면 하는 선택은 근간이 완전히 틀린 방법들을 비빔밥으로 만들어서 단점이 없는 천하무적의 투자방법이라고 과신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을 어설프게 하면서 가치주를 놓친다든지, 모멘텀을 노리다가 아무 이유 없이 가치주가 재평가를 받는 것을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지 모른다.

성공 투자에 비빔밥은 없다. 여러 투자법을 짜집기 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본인의 성향에 비춰봤을 때 어떤 투자법이 잘 맞는지 찾아서 거기 매진하는 편이 낫다. 종교도 두 가지 이상 믿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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