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케네디 미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주 공화 양당이 건강보험 개혁을 놓고 다시 맞붙을 태세다.
여야 지도부는 케네디 의원이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힌 지 하루만인 30일 서로를 향해 다시 포문을 열었다.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케네디 의원이 없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후퇴한다면 그가 (땅속에서) 화를 낼 것"이라며 건보개혁안을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오린 해치 공화당 상원의원은 "타협할 수 없는 사안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건보개혁이 타결되려면 여전히 많은 일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마리아 캔트웰 공화당 상원의원도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여전히 건강보험의 고 비용에 대한 논쟁을 벌여야 한다"며 "민주당 내 진보주의자들은 아직도 공공 혹은 정부 주도의 계획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건보개혁이 다시 정쟁의 소재로 부각하면서 케네디 의원의 유지(遺志)도 당략적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공화당은 "케네디 의원은 타협의 리더였으나 지금의 민주당에는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뻣뻣함'을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은 "케네디 의원은 신념을 갖춘 정치인이었으며 싸워야 할 때에는 피하지 않는 과단성을 보였다"고 반박했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이 "타협할 수 없다고 해서 갓 태어난 아기를 목욕탕 바닥에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해 '여지'를 남겼지만, 의회가 개회하더라도 극적인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이다.
'케네디 사망'이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건보개혁을 포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 수준인 47%로 떨어졌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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