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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싸인 사르코지 '영화 응원군'에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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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싸인 사르코지 '영화 응원군'에 반색

입력
2009.09.0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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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침체와 갖은 악재로 인한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해온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54)가 뜻밖의 '성원자'때문에 잠시 시름을 잊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0년 가까이 시장을 지냈던 정치적 고향인 파리 근교의 부자 지역 '뇌이 쉬르 센(Neuilly-sur-Seine)'시를 무대로 한 코미디 영화가 올 여름 프랑스에서 예상 외의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제목은 '뇌이 사 메르(Neuilly-sa-Mere)'로 뇌이 쉬르 센의 지명에 빈민가 속어로 '당신의 어머니(sa-Mere)'라는 단어를 합성한 조어다.

영화는 열네살 된 이슬람계 이민가정의 소년 '사미 벤부다우드'가 태어나 자란 빈민가를 떠나 부자 동네 뇌이 쉬르 센에 사는 육가공회사 사장인 가까운 친척 부부와 함께 생활하며 악전고투하는 모습을 경쾌한 터치로 담았다.

소년은 주위에 있는 누구도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하루 하루를 지내면서 가난하지만 정다웠던 고향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주말엔 골프장에서 지내고 상류계급의 불량학생들이 판치는 학교에 다닌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1983년부터 2002년까지 뇌이 쉬르 센의 시장을 역임했던 만큼 그가 연설에서 즐겨 사용했던 정치적인 수사와 캐치프레이즈가 영화 전편에 수시로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10대 시절의 사르코지 대통령와 판박이처럼 묘사된, 미래의 대통령을 목표로 하는 주인공의 사촌은 자신의 방을 프랑스 우익의 성지 같이 장식하는 것은 물론 조깅을 할 때도 가수 출신 퍼스트레이디인 카를라 부르니 여사의 히트곡을 들으며 뛰는 것으로 나온다.

AFP통신 온라인판이 31일 전한 데 따르면 시나리오 공동작업에 참여한 자멜 벤살라는 인터뷰에서 '뇌이 사 메르'가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는 사회파 작품이 아니라 흔히 있는 이야기를 밝게 웃어 넘기고, 편견으로 인해 갈라진 사회의 교량 역할을 하는 가족용 영화라고 설명했다.

벤살라는 영화를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가 주연한 시트콤 '프레시 프린스 오브 벨 에어(Fresh Prince of Bel Air)'정도로 봐주면 된다고 말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뇌이 사 메르'는 1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한편 항상 자신을 조롱거리로 삼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사르코지 대통령은 조만간 '뇌이 사 메르'를 직접 관람하겠다고 밝혀 영화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뇌이 쉬르 센의 주민이자, 팝뮤직 프로듀서로 일하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장남 피에르는 이미 영화를 재미 있게 보았다고 한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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