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무혈 혁명'과 같은 선거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은 민주당이 당장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다."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은 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일본 중의원 선거의 의미와 향후 일본의 진로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호'의 방향선회가 단기간내 가시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중국의 일본 전문가들은 민주당 정권 탄생으로 앞으로 중ㆍ일 관계가 보다 진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칭화(淸華)대 류장융(劉江永)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일본의 대외정책에 근본적 변화는 없겠지만 그간 중ㆍ일관계의 걸림돌이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는 종식될 것"이라며 "중일간의 경제협력은 더욱 긴밀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런민(人民)대의 관?(關權) 경제학원 교수는"민주당은 대중을 기반으로 한 젊은 정당으로 역사적인 큰 부담을 안고 있지 않아 대외정책에서 자신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31일"자민당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으나, 119석의 의석을 확보해 일본 정치가 사상처음으로 진정한 양당구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대표가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민주ㆍ자민 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모처럼 맞이한 양당체제 정착의 기회가 일본에 뿌리깊은 파발정치로 후퇴할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언론들은 일본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 실현으로 '정치 후진국'의 굴레를 벗어났음에 주목했다. 영국 BBC방송은 일본 중의원 선거결과는 "1997년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대승이나 지난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버금가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에 뿌리 깊은 자민당ㆍ관료ㆍ대기업 3자간의 '강철 삼각유착'이 와해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민주ㆍ자민 양당체제 확립을 통해 장기 경기침체, 고령화 같은 고질적 일본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대결을 펼치게 되기를 기대했다.
또 FT는 대미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미국정부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자민당 정권이 미국의 인도양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자위대 해군을 파견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위헌"이라고 비판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자와 전 대표가 "일본열도 내 미군기지 철수"를 주장한 것도 미일 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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