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편된 청와대 3기 참모진 명단에서는 윤진식 정책실장과 이동관 홍보수석, 박형준 정무수석의 자리 이동이 가장 눈에 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청와대 비서실 내에서 막강한 실권을 부여 받았다. 사실상 '실세 3인방'이란 평가도 나온다.
먼저 윤 실장은 당초의 경제수석을 그대로 맡으면서 대통령실 부실장에 해당하는 정책실장을 겸하게 됐다.
윤 실장은 국정기획과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 수석실 등 정책 파트의 통합·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조정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주재하게 됐다. 지금은 경제수석을 겸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경제수석도 별도로 임명될 예정이다. 이 경우 4명의 수석을 휘하에 두게 되는 것이다.
또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이 대통령의 글로벌 경제리더십을 적극 보좌하기 위해 신설된 국제경제보좌관도 산하에 두면서 국내외 모든 정책을 총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말 그대로 대통령실 내 2인자의 위상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이 대변인에서 수석으로 자리를 바꾼 것은 표면적으로는 수평 이동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그의 권한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6월 쇠고기 파동으로 청와대 참모진이 전면 개편됐을 때도 생존했던 그가 이번에 확대 개편된 홍보수석실의 책임자가 되자 '이동관의 힘'이 재차 입증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수석은 업무 분야가 유사해 경계가 모호했던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 업무를 통합해 언론과 홍보정책의 총책임자가 됐다. 공동 대변인을 포함해 언론, 홍보, 국민소통비서관, 춘추관장 등 홍보수석의 지휘를 받는 비서관이 무려 6명에 이른다. 윤 실장에 이어 가장 많은 비서관을 거느리게 됐다.
또 미디어법과 관련된 홍보·공보정책도 맡게 돼 앞으로 방송·통신 산업 분야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변인은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 여러 정책 분야에서 정무적 조언을 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의 정무수석 이동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수석급으로의 이동이지만 이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수 임무를 부여 받고 배치됐다는 점에서 무게가 남다르다.
이 대통령은 국정쇄신의 방향으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을 제시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정치개혁 성공 등을 위해 국회와 여당, 야당의 협조를 구하고, 여의도와 소통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막강한 지위와 역할을 부여 받은 3인의 활동이 청와대 참모진 3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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