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고 예방을 소홀히 해 인접한 홀에서 날아온 공에 골퍼가 맞아 부상했다면 골프장측에 전액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7부(부장 곽종훈)는 골프 경기 도중 다른 팀에서 친 공에 눈을 맞은 임모(56)씨가 A골프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임씨는 2004년 8월 경기 포천시 A골프장 6번 홀에서 티샷을 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 인접한 9번홀에서 다른 골퍼가 친 공이 땅에 튀면서 왼쪽 눈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임씨는 이 사고로 영구적 시력저하 진단을 받았고, 골프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6번과 9번 홀 거리가 150∼160m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A사는 6번 홀 부근에 보호시설 및 안전 경고판을 설치해 9번 홀에서 날아온 공에 의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주의의무가 있고, 경기보조원(캐디)을 통해 9번 홀 골퍼에게 타구 시 주의하도록 경고할 의무도 있으나 이를 게을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골프장 측은 임씨가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과실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서울고법은 앞 팀과의 거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공을 치다 앞사람을 다치게 한 골퍼에 대해 골프장과 연대 책임을 물었고, 캐디의 경기 종료 신호를 보고도 뒤늦게 이동하다 골프공을 맞았을 경우 피해자 본인에게도 20%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권지윤 기자 l 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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