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들이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저작권 침해를 방조한 P2P 사이트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한국만화가협회와 젊은만화작가모임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가들의 저작권을 지키고 과거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9월 중 100여개 업체를 형사고발하고 민사소송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995년 3,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7,000억원으로 배 이상 커졌으나 50% 이상이 교육만화가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창작 만화는 전혀 성장하지 못한 셈"이라며 대표적 원인으로 불법 다운로드를 지적했다.
만화저작권보호협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 동안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 추정액은 1,913억원으로, 피해가 가장 컸던 2006년에는 11만여명이 114만개 콘텐츠를 불법으로 다운받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만화가 황미나씨는 "제목만 대면 알 만한 작품도 실제 시장에서는 팔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불법유통을 통해 만화를 보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책을 내기도 두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동화씨는 "10년 전만 해도 10만부 이상 팔리는 작품이 있었지만 이제는 2만부도 힘들다"며 "독자들이 만화를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만화가 읽혀도 수익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웹하드와 P2P사이트의 불법 사례에 대한 채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저작권을 침해받은 작가들로부터 소송 위임장을 받고 있다"고 밝히며 이들 사이트에 정교한 필터링과 유료 과금제 등 적법한 온라인 유통 모델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