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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홀로그램 화성공장서 만난 '비밀의 띠'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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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홀로그램 화성공장서 만난 '비밀의 띠' 모든 것

입력
2009.09.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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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경기 화성시의 선경홀로그램 공장. 국내 시장 90%를 점유하는 최대 홀로그램 생산업체답게 인부들의 손이 쉴 틈이 없었다. 촬영실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해 홀로그램의 형체를 니켈 원판에 찍어대고 기계실에서는 니켈 원판을 필름으로 만들어 홀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장문석 영업팀장은 "1년에 많게는 수 억 개를 찍는다"라며 "지폐, 신용카드, 신분증은 물론 자동차 부품, 농산물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날 제작중인 홀로그램도 강원 양양의 특산품인 송이에 달리는 것이란다.

'비밀의 띠'라 불리는 홀로그램이 사회 전방위에 걸쳐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지갑만 열어도 누구나 지니고 있을 만큼 필수품이 된 홀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을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4가지 주제로 나눠 알아본다.

최우수 제품만 달 자격이 있다

홀로그램은 달고 싶다고 아무나 다는 게 아니다. 오직 1등 회사, 1등 제품만 영광을 누릴 수 있다. 가짜, 모방의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으로, 그만큼 차별성이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같은 제품이라도 홀로그램은 '최우수'를 상징하는 표지 역할도 한다. 경남 밀양시는 조례로 청양고추, 사과, 감자, 단감 등 지역 특산품 중 시가 인정한 최우수 등급 제품에만 홀로그램 띠지를 달아 낮은 등급 제품과 구별토록 했다.

하지만 이를 역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개그맨 주병진씨가 세운 속옷 브랜드 '좋은사람들'의 '보디가드'는 처음부터 '홀로그램을 단 속옷'이라는 별명을 내세우며 고급스런 느낌을 강조했다. 결국 다른 제품보다 값은 비쌌지만 짧은 시간에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의 '드봉' 제품은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홀로그램을 달아 고급이미지를 강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시대에 따라 달리는 제품도 바뀐다

시대에 따라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는 제품이 다르듯 홀로그램 역시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시장이 뜨면 홀로그램도 마구 달리지만 시장이 죽으면 홀로그램도 자취를 감춘다.

홀로그램이 본격 쓰이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음반 시장은 가장 대표적인 홀로그램 쓰임터였다. 장 팀장은 "10만 장 이상 팔리는 음반에는 무조건 홀로그램을 붙였을 정도로 유행이었다"라며 "심지어 10만 장 이상 못 파는 가수들도 '세 과시'를 위해 홀로그램을 일부러 붙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음반 시장이 고사 상태에 빠지면서 몇몇 대형 기획사 소속을 빼고는 자체적으로 홀로그램을 다는 가수는 거의 없다. 대신 최근에는 골프 관련 상품, 발기부전 치료제, 고급 농산물 등에 많이 쓰이고 있다.

위조범은 기술 개발의 채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홀로그램 기술은 가짜 홀로그램 기술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 진품 홀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얼마 가지 않아 짝퉁 홀로그램이 판을 치기 때문에 보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용화 연구소장은 "홀로그램 안에는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달리 보이는 수십 가지의 이미지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라며 "숨기려는 제작사와 찾아내려는 위조범의 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1988년부터 자동차 부품에 홀로그램을 붙였던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새 홀로그램이 나오면 중국 위조 전문가들이 금방 비슷하게 만든다"며 "6개월에 한 번씩 업데이트 한다"고 설명했다. 비아그라 제조사 화이자는 홀로그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제품 포장을 아예 바꾸기도 했다.

홀로그램만 봐도 믿고 산다

이 소장은 홀로그램이 널리 쓰이는 이유에 대해 "거짓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주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홀로그램이 그 만큼 신뢰도를 높여준다는 뜻.

목욕탕 체중 저울, 증권 인증 스티커, 국가 주요 시설 출입카드 까지도 홀로그램은 결국 '믿음' '통과'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2006년부터 송이에 홀로그램을 달아 온 양양송이영농조합법인 이근천(64)대표는 "홀로그램은 조합이 품질을 약속한다는 뜻이기에 그 만큼 품질 관리에 신경을 쓴다"면서 "국내 소비자는 물론 일본, 중국 소비자들도 이제 홀로그램 단 제품을 믿고 사간다"고 말했다. 양양의 성공 사례에 영향을 받은 경북 봉화, 경북 영덕 송이도 이제 홀로그램을 달고 소비자를 찾고 있다.

화성=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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