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사상 다섯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의 불법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에 유출됐다. 상영 중인 국내 상업영화의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에 유출된 것은 극히 드문 경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해운대'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29일 오전 '해운대'의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 파일공유(P2P) 사이트에 유출된 것을 확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영화업계는 이번 동영상 파일 유출로 10만 건 정도의 불법 다운로드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동영상 파일의 화질이 DVD급은 아니지만 캠코더로 극장에서 찍은 것보다는 좋다"며 일반 관객의 소행이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는 후반제작업체나, 디지털 상영 중인 극장에서 파일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의 동영상 파일 유출은 영화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상영 중이던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동영상 파일이 불법 유출된 사례가 있지만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의 국내영화 동영상 파일이 상영 중 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영화계에 디지털 제작이 일반화하고 디지털 상영 극장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 충격의 강도는 더 크다.
심재명 MK픽처스 대표는 "한국영화계는 DVD 등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로 극장에서 주로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상영 중인 영화의 동영상 파일 유출이 계속될 경우 충무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파일 유출로 미국 등 24개국에 수출된 '해운대'의 해외 판매에도 차질이 우려된다"며 "영화 저작권 보호 차원에서 최초 유포자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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