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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포스트DJ' 구심력 vs 원심력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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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포스트DJ' 구심력 vs 원심력 난기류

입력
2009.08.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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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새 구심점 마련을 위한 야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크게 보면 민주당이 통합의 구심을 자처하고 있는 가운데 친노 진영의 움직임이 민주당으로 향하는 구심력을 상쇄시키는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친노 좌장' 이해찬 전 총리가 주축이 된 '민주통합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7일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의 징검다리'를 내세우며 공식 출범했다. '시민행동'은 이 전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근태 전 의원, 이창복 전 전국연합 상임의장, 이해동 목사, 효림 스님 등 재야인사도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민족공동체에 희망의 빛을 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된 시민정치활동 조직 '시민주권모임'도 전날 첫 운영위 회의를 가졌다. 이 모임에는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김두관 이재정 전 장관 등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이들의 슬로건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다. 이 전 총리는 '시민주권'을 "민주개혁진영의 연대도 촉진하고 분열도 막을 허브"로 규정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중심이 된 국민참여정당은 '통합의 적자(嫡子)'를 내세운 민주당과 대척점에 서 있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 참여를 목표로 다음달 20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십 년 역사에서 최악'(천 전 대변인)이라고 비판하는 등 민주당의 통합 행보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가뜩이나 여권에 수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제3세력의 등장으로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의 필승 카드 중 하나로 여겼던 친노 인사들이 민주당과 등을 지게 되면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통합을 위해선 어떤 희생도 주저하지 않겠다"며 동분서주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정 대표는 이날 '시민행동'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날 전격 등원 결정을 내린 데도 주로 원외에 있는 친노 세력의 행보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까지 야권의 움직임은 정국 변화에 따른 세력 재편의 의미가 더 강하다. 하지만 민주당의 구심력이 더 떨어지고 각개약진하는 친노진영이 뭉쳐 원심력을 발휘한다면 야권이 분열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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