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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한동네 이웃끼리 즐거운 파티… "비용은 공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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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한동네 이웃끼리 즐거운 파티… "비용은 공짜예요"

입력
2009.08.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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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경기 부천시에 자리한 팰리스카운티 아파트. 올 초 신규 입주한 아파트이지만 이승우(33ㆍ공연기획자)씨는 아침부터 집안 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시장에 나가 흰색 현수막 천을 사다가 거실 벽에 스테이플로 박아 늘어뜨리고, 디지털 카메라 렌즈를 정성껏 닦아 삼각대 위에 설치하고, 틈틈이 갓 7개월이 된 둘째 딸도 얼러가며 부산을 떤 끝에 홈 스튜디오를 완성한 것이 오후 5시. 시침이 정각을 치자마자 고소한 피자 냄새 가득한 간식 상자가 배달되면서 파티가 시작됐다.

이날의 파티 주제는 가족사진 찍기. 그런데 그 가족이 꽤 많다. 이씨네 외에도 같은 아파트에 살며 한솥밥 식구처럼 사는 김지훈씨네, 임덕상씨네, 최윤경씨네 등 4가족 무려 13명이 이날의 주인공들이다.

이씨는 "한 달 넘게 해외 출장이 잡혔는데 홀로 있어야 할 아내와 아이들이 걱정되더라. 나 없는 동안 식구들 좀 잘 돌봐 달라는 의미에서 파티를 기획했다"고 했다.

파티라면 음식 장만이 고민이지만 큰 돈 안들이고 간단히 해결했다. ㈜아가방앤컴퍼니에서 매달 재미난 사연을 갖고 있는 모임을 선정, 지원하는 '반갑다, 친구야' 프로그램에 신청해 7월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덕이다.

이 프로그램은 선정된 모임이 회합을 즐길 때 함께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배달해 주는 것은 물론, 희망자에 따라서는 스튜디오 사진 촬영 기회도 제공한다.

이씨네 모임은 학연이나 직장 선·후배 등의 인연과는 전혀 상관없이 오직 한 동네 살고 비슷한 나이 또래에다 남편들이 유난히 육아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친해져 벌써 5년째 한솥밥 식구처럼 정을 나누고 있다. 올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왕이면 가까운 데 사는 게 좋겠다며 같은 아파트로 속속 이주, 세 가족이 현재 팰리스카운티에 둥지를 틀었다.

밥하기 싫은 저녁이면 '밥 좀 주라'며 남의 집 밥상에 숟가락 얹는 데 스스럼이 없으며 장난감에 기저귀까지 서로 돌려가며 쓴다. 4세, 2세 자녀를 둔 김지훈(34ㆍ영어강사)씨는 "직장 술자리보다 이 모임이 훨씬 재미있다"며 "육아 정보도 서로 공유하고, 아이들도 어울려 사는 법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영리 활동이 아닌 순수한 사적 모임 지원 프로그램이다 보니 '반갑다, 친구야'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되는 물품이 많지는 않다. 이씨의 부인 김동삼씨는 "워낙 엄마 아빠들 먹성이 좋아서인지 배달된 음식 양이 충분치는 않았다"며 "그래도 핑계 김에 다같이 모일 기회를 갖게 됐고, 또 함께 가족사진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이번 프로그램이 아주 고마웠다"고 했다.

김씨는 유아를 둔 가족의 경우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 프로그램을 보러 가기 어려운 만큼 공연 전문가가 가정으로 찾아와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거나 키즈 카페 쿠폰을 제공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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