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면서 군 위문품 종류도 변하고 있다. 한 때 인기품목이었던 볼펜과 연필꽂이가 사라진 자리에 DVD 플레이어와 PC, 러닝머신 등 첨단 기기가 들어왔다.
국가보훈처가 30일 내놓은 '2008 보훈연감'에 따르면 1990년대 인기 위문품은 볼펜과 연필꽂이, 과자류 등이었다.
과자류는 1990년부터 2001년까지 위문품목에 빠지지 않았으나 2001년을 마지막으로 위문품으로서 가치를 잃었고 볼펜과 연필꽂이도 1995년부터는 장병들의 선물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장병 급여 인상으로 부대 내에서 간식을 먹는 횟수가 늘었고 PC가 보급되면서 볼펜과 연필을 사용할 기회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던 VTR은 2006년부터 DVD 플레이어에 바통을 넘겨줬다. DVD 플레이어는 매년 100여대 가량이 위문품으로 전달되고 있다.
운동용품이 주류로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역기와 아령 등 운동용품은 2006년부터 전달되기 시작했으며 작년에는 처음으로 1,000만원 상당의 러닝머신 3대가 위문품으로 첫 선을 보였다.
최전방 초소(GP)에는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러닝머신이 점진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군내 사이버지식방 설치로 수요가 급증했던 PC는 2003년 2,130대를 시작으로 위문품목에 이름을 올린 뒤 매년 1,000~2,800대가량 선물로 전달되고 있다.
장병들의 소양을 쌓는 데 기여하는 교양도서, TV, 세탁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단골 위문품이다.
위문품과 함께 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위문편지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 자리를 내줬다. '국군장병 아저씨께'로 시작하는 각급 학교의 단체 위문편지가 공식적으로 사라진 것은 이미 1990년대 초반. 군 관계자는 "문민정부가 들어서던 93년께 당시 교육당국을 통해 내려오던 위문편지 지침이 사라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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