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가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부조사가 28일 시작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순히 페어링 미분리 탓으로만 실패 원인을 돌릴 수 없다”며 다른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위 관계자들과 학계, 산업계 등 외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조사위원장 이인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항우연에서 첫 회의를 열어 나로호의 한쪽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원인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앞서 나로호 발사 실패 직후 구성된 한러공동조사위는 지금까지 페어링 분리 이외에 음속 돌파, 1단 로켓 점화와 분리, 2단 로켓 점화와 연소 진행 등 다른 발사 과정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로켓 발사가 수많은 단계가 연결돼 이뤄지는 복합적 기술이어서 다른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1단과 2단 로켓의 추력이나 19일 첫 발사 시도 때 오류를 일으켰던 고압탱크 압력 측정 소프트웨어 등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그 무게로 인해 속도가 떨어진 위성이 예정보다 훨씬 높은 고도로 올라간 이유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강범수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페어링이 다른 기술과의 복잡한 과정으로 인해 분리 안됐다면 한국과 러시아 모두 책임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러면 결정적인 기술적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러시아 측이 책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우리로서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조사결과에 따라 한러 간 갈등이 생기면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가 제 때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위성의 정상궤도 실패와 관련해 의기소침해 하고 있는 나로호 발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과학자들에게 강한 신뢰를 갖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격려에 일부 연구원들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까지 흘렸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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