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군대스리가 뮤지컬 대학로서 꽂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군대스리가 뮤지컬 대학로서 꽂혔다.

입력
2009.08.31 00:59
0 0

누가 여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가장 싫어한다고 했던가. 최소한 2009년 8월 대학로에선 통하지 않는 말인 듯하다. 여성 관객이 대다수인 대학로에 군대를 소재로 한 뮤지컬 '스페셜 레터'가 폭발적인 반응을 업고 흥행 중이기 때문이다.

'스페셜 레터'는 남들보다 늦게 입대한 27살 이철재 이병이 편한 군생활을 위해 21살 김상호 병장에게 펜팔 친구 정은희를 소개해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려냈다. 여자 이름을 가진 정은희는 사실 남자였고 그를 대신해 여자 후배 순규가 은희 행세를 하는데, 은희와 순규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인기 비결은 이런 스토리가 아니다. '별보다도 더 높아요. 말년병장 김병장'('어떤 편지'),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면 돼, 월드컵에 나가서 4강 안에 들면 돼'('군대를 안가는 법') 등 익숙하고 맛깔스런 노래 가사와 간식에 따라 개종(?)하는 내무반 분위기, 화장실에 숨어서 초코파이를 먹는 등의 사실적인 장면과 대사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전ㆍ후반 3시간 무조건 공격 축구'를 슬로건으로 하는 '군대스리가' 장면에서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하고 급소를 사정없이 공략하는 등의 안무와 실제적인 가사들이 돋보인다.

'스페셜 레터'는 지난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워크숍에서 첫선을 보인 후 6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뮤지컬 부문 1위를 차지했고, 8월 대학로로 상경했다. 현재 대학로에서 오픈런 중인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빨래' 등도 한예종 워크숍에서 시작한 작품들로, '뮤지컬 레터'가 그 뒤를 이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내년에는 뉴욕뮤지컬페스티벌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바다를 건넌다.

신인급 배우들을 기용, 열정적이고 신선한 맛이 있다. 소극장 공연답게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장면에선 집중도도 상당하다. 하지만 정작 주연이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에서 다른 장면보다 전개가 느리고, 조연에 비하면 인상이 약해 다소 지루하다. 군 생활을 다룬 내용이 뉴욕에서도 과연 위트를 살려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관용적 표현이 외국 정서에 맞지 않아 진출을 앞두고 세심한 준비가 필요할 듯하다.

김혜경 기자 mailto: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